KOYO 식품상식

  연근
  연근
  

연은 더러운 진흙 속에서 자라지만 한여름 아침에 피는 연꽃이 싱그러움과 아무리 더러운 물에도 더럽혀지지 않는 강인한 씨앗 등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흙탕물 속에 핀 화사한 연꽃은 환경과 대비되는 이미지 때문에 사람들에게 교훈으로, 또 동경의 대상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연에서 식용으로 쓰이는 것은 밑반찬으로 사랑받는 연근이고 연꽃, 연잎, 열매 그리고 씨앗을 약용으로 쓰여 왔다. 인도의 성전이라는 [카마수트라]에는 연꽃잎이 질(膣)의 세척제로 좋다고 되어 있고 [향약집성방]에는 연잎과 연방(열매)이 궂은 피를 없애고 새 피를 생기게 한다고 되어 있다. 하지만 연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부분은 식용으로 연근, 약용으로는 연밥(연자욱)이다.

우리가 즐겨 먹는 연근에서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주로 혈액(피)과 관련된 부분이다. 송나라 때 어느 한 대관의 집 부엌에서 있었던 일이다. 마침 선지국을 끓이고 있었는데 요리사가 실수로 껍질을 벗긴 연근을 국에 넣었다고 한다. 그랬더니 선지국 속의 피가 흩어지기만 하고 엉기지 않았다고 한다. 그 후에 사람들이 혈액 질환에 연뿌리를 써서 많은 효과를 보았다.

[향약집성방]에 보면 "연근은 어혈(궂은 피)을 풀어 헤쳐 주고 신선한 피를 생기게 해주기 때문에 산후에 많이 쓰고 입 안이나 코에서 피가 나는 것을 멈추게 한다. 그뿐 아니라 기력을 돕고 정신 활동을 도와주어 오래 먹으면 몸이 거뜬해지고 배고품을 모르고 오래 살게 한다"라고 되어 있고 연밥에 대해서는 "심장을 보호하여 마음을 안정시키고 정기를 갈무리하고 위와 장의 기능을 촉진시켜 기력을 도와 준다"라고 했다.

그러면 연의 어떤 특성이 이러한 작용을 가능하게 할까? 다른 식물과 구별되는 연의 독특한 점은 첫째, 환경적인 상황이라고 생각된다. 연은 더러운 진흙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물 아래 진흙이란 흙의 압력이 극히 적고 물기가 많은 흙이다.
부드러운 진흙 속에서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려면 자신을 단단하게 속박하지 않고는 살아남기 어렵다. 여기서 속박한다는 말은 자신의 생명 에너지를 가두어 놓는 것을 의미한다. 연근이 혈액의 질환에 주로 쓰이는 것도 인체에서 혈액이 생명력을 가장 잘 간직하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 아닐까. 피에 응고 작용이 있는 것도 피가 생명력을 가두어두고 있다는 것을 증거하는 단적인 예이다.

두번째로, 연의 뿌리를 보면 구멍이 나 있다. 서양의 연구에 의하면 이 구멍은 본래 공기가 톻하는 길로 물밑의 진흙 속에 가로놓여 있는 연근이 공기와 접촉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한다. 생명 에너지를 잘 묶어 두는 연의 뿌리에 있는 구멍은 줄기를 거쳐 잎으로까지 통해 있다. 인체로 비유한다면 소화기의 통로로 볼 수도 있고, 기관지로 볼 수도 있다. 이들은 공기와 영양분을 빨아 높은 곳에 있는 잎까지 끌어올리고 뿌리 안에서는 잎으로부터 내려온 공기를 저장하고 있다. 사람으로 치면 음식물로부터 물과 영양분을 빨아들이고 있는 장의 혈관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물 속에서 살면서 혈관과도 같이 물을 빨아올림과 동시에 물을 증발시키는 연근의 성질이, 인체에서는 혈액의 응어리진 것을 풀어헤치고 또 혈관 밖으로 나온 비정상적인 혈액 즉, 코피나 여성의 자궁 출혈, 대하 등을 멎게 한다고 생각된다.
2003-07-06 11: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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