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YO 식품상식

  사프란
  향신료-사프란
  

< 향신료 사프란 >

향신료는 음식이나 음료에 맛과 향을 더해주는 식물의 열매,뿌리,껍질을 원료로 한 식재료를 말한다. 향신료의 이 독특한 향미는 사실 식물이 자기 몸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낸 자기 방어 기제다. 우리가 카푸치노 위에 뿌려 먹는 시나몬밭에 모기가 없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은 그 화학 성분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죽고 죽이는 전쟁도 마다 않는다. 이게 다 '맛'이라는 인간의 감각이 허점투성이기 때문이다.

맛을 느끼는 인간의 혀라는 감각기관은 향기를 맡는 코가 없으면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코를 막고 마시면 양파즙과 사과즙을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후각이 없다면 우리 미각은 반쪽짜리인 셈. 요리를 할 때 향신료를 적절히 사용하면 음식의 품격이 달라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몇 가지 향신료만으로 고기 맛이 확 살아나는 것을 경험한 적 있다면, 중세 유럽인들이 이 향신료에 미쳐 새로운 항로까지 개척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신비로운 향신료 세계에서 가장 값비싼 것을 하나 꼽으라면 단연 '사프란'이다.

인도 카레와 스페인 파에야 요리의 노란색과 독특한 향미를 내는 식재료가 바로 '사프란'이다. 사프란은 붓꽃과의 크로커스속 식물로 전세계에서 이란과 파키스탄, 인도 그리고 스페인과 모로코 이렇게 5개 나라에서만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인류가 가장 사랑해온 향신료인 이 사프란은 1년에 딱 1-2주, 그것도 수작업으로만 수확이 가능하다. 이때문에 역사상 최대 통일국가를 이룬 페르시아 시대에는 그야말로 부르는게 값. 황금보다 비싼 것은 물론, 불과 한 주먹으로 집 한 채까지 살 수 있었다고 한다. 고대 아라비아에서는 남성을 타락시키는 것으로 고기와 와인을, 여성을 타락시키는 것으로 황금과 사프란을 꼽을 정도였다. 지금도 최고급 사프란 1KG의 가격은 우리 돈 천만 원 정도. 금보다 비싼 값에 거래되고 있다.

향기도 향기지만 사프란이 인간을 사로잡는 가장 큰 이유는 사실 색상이다. 빛나는 붉은 자줏빛인 사프란은 최상의 황금색 염료로 오래전부터 애용돼왔다. 유럽에서는 귀족들 사이에 머리를 사프란으로 염색하는 것이 유행하기도 했다. 영국 왕실에서는 궁녀들이 사프란 염색을 너도나도 해대는 통에 국왕이 자신이 사용하는 사프란이 없어진 것에 격노해 사프란 염색을 금지한 적도 있다고 한다.

이런 황홀한 컬러 때문에 사프란은 단순한 식재료가 아니라 신성한 재료로 추앙받아왔다. 인도와 스리랑카 국기의 황색은 사프란 색을 의미한다. 과거 힌두교에서는 결혼식에서,불교에서는 승려들이 기도하기 전에 사프란 페이스트를 몸에 발랐다는 기록도 있다. 그리스 신화에는 사프란을 뜻하는 크로커스라는 식물 이름이 요정 스밀랙스를 사랑해 애태우다 자결한 미소년 크로코스에서 비롯됐다고 나와 있다. 사프란은 인류에게 사랑과 마법, 죽음과 청춘을 상징했다. 작은 식재료 하나에서도 우리는 오랜 인류의 역사와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셈이다.
2014-03-26 14: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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