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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도의 맛과 멋이 한자리에, 남도음식문화 큰잔치
  

남도의 맛과 멋이 한자리에, 남도음식문화 큰잔치

그 맛이 그 맛인 인스턴트 식품에 물린 일상, 오랜만에 제대로 차린 밥상 한번 받아보고 싶다면 주저 말고 떠나자. 남도의 끝자락 순천 낙안읍성 내 초가지붕 사이사이 차일 친 잔칫집으로. 그곳엔 지금 손맛 나기로 유명한 남도의 진수성찬이 상다리 휘어지도록 자∼알 차려져 있을 터이니.

아름다운 영화 속 풍광을 자랑하는 선암사
좌우대칭의 속 깊은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조계산 정상을 경계로 동쪽 아래녘에는 태고종의 본산인 고찰 선암사가, 서쪽 아래녘에는 조계종의 승보사찰인 송광사가 자리 잡고 있다. 단풍, 상수리, 동백, 은행, 밤나무가 온몸을 불사르며 깊어 가는 가을 선암사로 들어가는 산행길. 맑은 계곡물이 흘러내리는 무지개형의 돌다리 승선교(昇仙橋) 아래에서 올려다 보이는 강선루(降仙樓)의 풍정은 선암사에서의 최고 절경이다. 먼 옛날 일곱 선녀가 내려와서 목욕을 하고 다시 하늘로 올라갔다는 아름다운 계곡 위에 걸쳐진 이 돌다리의 조형미는 여느 다리에선 찾아 볼 수 없는 일품! 이렇게 가장 한국적인 정취를 잘 간직한 이 절집 들목의 고즈넉한 풍광은 영화 ‘취화선’ 과 ‘동승’, ‘아제아제 바라아제’ 등의 주촬영지로, 시네마투어를 겸하는 즐거움도 맛보여준다. 선암사 경내로 들어서기 전, 8백여 년 동안 자생돼 내려온 차(茶) 군락지엔 하얀 차꽃이 한창이다. 그 제조법과 전통이 예전 그대로 전해지고 있어 격을 높게 매기는 선암사의 차. 삼인당 앞 선각당에서 한 잔의 차를 음미해 보는 여유는 이 여정만의 보너스. 더 없이 은은한 향에 더없이 그윽하리라. 선암사는 8백여 년 세월을 이어오는 보수과정에서도 시멘트를 사용하지 않은 절이다. 그래서인지 여느 절에선 느낄 수 없는 고즈넉하고 경건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대웅전의 화려하고 장엄한 자태도 압권. 특히 색다른 명물은 해우소가 아닐까 싶다. 벽이 높지 않아 쭈그리고 앉은 이의 머리끝을 보고, 사람이 게 있음을 짐작케 설계한 300여 년의 세월을 담아온 화장실답다. 고찰의 고샅고샅에선 세상의 버거운 짐과 인연을 끓고 불교의 세계로 들어섰을 선승들의 그림자가 다시 비치는 듯하다.

사람 사는 냄새가 푸근한 낙안읍성 민속마을
즐거울 낙(樂)자와 편안할 안(安)자가 합쳐진 이곳 낙안읍성 민속마을은 우리 나라 마을 이름 중에서 가장 좋은 이름으로 손꼽히는 곳. 낙안읍성 동문(낙풍루) 밖 평석교 앞에 풍화에 닳고닳은 돌개 두 마리가 쪼그리고 앉아 반긴다. 조붓한 돌담들이 미로처럼 이어지는 고샅길들은 사람 사는 정이 물씬 도탑다. 돌담 너머로 봉긋봉긋 두루뭉실 오른 초가지붕 아래 툇마루와 부엌, 토방, 섬돌 위의 장독 모습이 푸근해 보인다. 전시용이 아니라 여느 사람들이 살아오고 있어서인지, 우리들이 잃고 지냈던 고향을 찾아든 느낌! 성안마을을 넉넉히 감싸안은 높이 4미터, 1400여 미터의 장방형 성곽길은 산책로로도 일품! 이 길로 성채를 한 바퀴 돌다보면 어느새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 시간여행을 즐기는 착각이 든다. 100여 세대의 3백여 명이 오손도손 살아오고 있는 성안 민가들. 초가지붕의 포근한 곡선이 직각의 도시건축물에 피곤해진 눈을 한없이 평안하게 해 준다. 이런 곡선미에서 우리의 미학자들은 겨레의 부드럽고, 원만한 그래서 평화로운 심성을 찾아내지 않았던가? 마을 한가운데 뜰샘도 그 구조미가 퍽 독창적. 이 대동우물가에서는 성안마을 아낙들이 아름답게 꽃피웠을 수다들이 다시 들려오는 듯하다. 낙안읍성 자료관에 들면 낙안의 역사와 생업, 풍속들을 두루 한 눈에 살펴 볼 수 있다. 인조 때 임경업 장군이 낙안군수로 있으면서 석성으로 증수하여 오늘에 이르렀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달 좋은 밤에는 ‘횃불 들고 성곽돌기’ 행사도 펼쳐진다 하니, 중세기 시간 여행 속으로도 걸어볼 수 있을 터이다.

입안에 한가득 고이는 유혹, 남도의 맛자랑
벌써 올해로 열 번째를 맞는 ‘남도음식문화 큰 잔치’ 의 테마는 ‘하늘, 땅, 물, 불, 바람의 향연’. 음식문화잔치의 첫날, 음식과 청수를 모시고 님 부르는 소리로 잔치의 서막을 여는 ‘선농제’. 쌀농사의 번영과 웅숭 깊은 남도 음식 문화를 함께 나누는 추수감사제격의 제례는 도시인들에겐 이채로운 이벤트다. “자아, 그러면 남도의 맛자랑 따라, 눈도 입도 슬슬 즐거워 볼거나?” 메인 전시는 남도 22개 시·군의 음식 중에서 ‘명가음식’ 으로 알려진 22가지 최고의 맛으로 차려놓은 ‘남도 브랜드 음식전’. 명실공히 남도가 자랑하는 별미음식들은 모두 모여, 허기진 여행자들은 그 서두부터 입안에 연신 고여대는 침 넘기기 바빠지는 여정이다. “워어매∼, 먹고 싶어 죽겠구먼이라이” “참말로 잘 차렸네요잉” “여기 이 음식들이 먹는기여? 예술이여?”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이곳에선 아무나 흉내낼 수 없는 남도 아낙들의 손맛을 직접 즐길 수도 있다. 씹을수록 뻘의 단맛이 입안에 쩍쩍 달라붙는 목포의 ‘세발낙지요리’, 혀끝을 톡 쏘는 지리하고 알싸한 맛이 일품인 ‘흑산도 홍어’, 홍길동도 먹고 놀랐다는 ‘장성의 떡갈비’, ‘무안 돼지짚불구이’, ‘화순 흑두부’, ‘담양 소쇄원 죽순탕’ 의 담백한 맛, 섬진강을 거슬러 압록리에 이른 ‘은어회’ 의 수박향, 그리고 먹을 음식이라기보다는 차라리 눈으로만 감상해야 할 판인 추월산의 26가지의 다식 등등. 잘 차려진 음식상을 따라 원하는 맛을 보며 관람하는 즐거움은 여간 각별하지 않다. 삼신상·돌상·혼례상·폐백상·회갑상·제상으로 차려놓은 ‘남도 전통의례상차림 특별전’ 은 우리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지나야 하는 통과의례의 참뜻과 상징을 담은 음식들의 여정. 다시금 잘 살아야할 인생의 가치를 찾아주는 시간들이다. 밥이 입장하고 솥 터 의식을 갖고, 2003인분의 주먹밥을 여행자들이 직접 만들어 한솥밥을 나누는 ‘2003 한솥밥 나눔’ 은 평소 아무 생각 없이 그저 밥 때가 되어 마주했던 일상에서의 밥상을 반성케 한다. ‘쌀 갤러리’ 는 우리 겨레의 역사와 함께 한 쌀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 볼 수 있는 자리. 낙안읍성 안에 즐비한 향토음식점거리는 옛날 주막처럼 정겹다. 잔칫집 분위기가 물씬 나게 큰 차일이 쳐진 아래 평상에 올라 둘림하고 앉은 여행자들. 제석산 더덕, 남내 미나리, 금전산 석이, 서내 청포묵, 동천 천어, 오봉산 도라지, 섬북 무 등이 상다리 휘어지도록 차려지는 ‘낙안팔미’ 는 낙안읍성의 음식잔치 중 빼놓을 수 없는 진미! 혀끝은 너무너무 행복해지고, 앞치마를 두르고 남도김치나 부침개, 떡메를 치며 인절미를 만들어 보는 ‘남도음식 만들기 체험장’ 에서는 부부나 연인들의 정도 무르익어 간다. 남도의 맛 뿌리는 어디일까? 너른 호남평야에서 일구어진 풍부한 곡물과 가까운 청정 서남해역, 특히 뻘을 먹고 자란 풍부한 수산물 그리고 산악지역에서 얻어낸 무공해 산채가 무궁무진 더해졌음이겠다. 여기에 더해진 남도 아낙들의 맛깔스런 손끝 맛자랑! 그래서 나온 말이 “음식은 역시 전라도가 최고지라이”가 아닐까? 이곳 축제장이 아니면 보기 힘든 ‘쪽물들이기’ 와 ‘남도천연염색전’ 도 수준 높은 볼거리. 그리고 ‘천연색소 전통떡 전시 및 판매’ , ‘외국인 음식경연’ 도 빼놓을 수 없다. 낙민루 앞에서의 포졸 및 수문장 교대식, 새끼 꼬기, 짚풀공예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조선시대 장터 장날 재현 등도 어른들을 향수에 젖게 해주는 또 다른 볼거리. 축제장은 밤이 되어도 흥겹긴 마찬가지다. 밥, 과일, 채소 등 밥과 생명을 내용으로 하는 곡을 모아 노래하는 ‘테마 콘서트 밥’ 도 볼만한 잔칫상이다. 이렇게 눈 풍년, 입 풍년, 귀 풍년 드니 더 무엇을 바라랴. 이 음식문화잔치여정 끝머리에서 여행자의 미감(未感)은 어느 새 천하의 혀로 무장되어 있으니 말이다.

축제 100배 즐기기
① 가는 길 _ 남해고속국도 서순천 나들목 → 17번 국도 → 순천시내 → 낙안읍성 민속마을
② 축제안내 _ 10.22∼26일 / 남도음식문화큰잔치상황실(062-607-3777) www.namdofood.or.kr
③ 별미집 _ 낙안읍성 내 ‘낙향정’(061-754-3021), ‘민속잔치집’(061-754-6589),
향토음식점(061-754-6912)들의 팔진미백반, 남도의 향토맛집촌
④ 머물만한 곳 _ 낙안읍성 내 초가민박집들 (061-754-2515), 낙안민속관광농원(061-755-6644),
순천시내의 씨티관광호텔(061-753-4000), 로얄관광호텔(061-741-7000)
⑤ 주변명소 _ 벌교땅의 「태백산맥」 문학기행, 순천대대포 갈대생태기행
2003-10-18 19:5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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