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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치? 손님들이 알아서 먹어야지...”
  

“김치? 손님들이 알아서 먹어야지...”

광고물 한 장보다 못한 식약청 보도

▲“우리식당 김치는 직접 담급니다”여의도 한 음식점이 식당입구에 붙인 광고물.

“Y식당 김치는 직접 담급니다”- Y 식당 가족일동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 노란색 종이 광고물 한 장이 입구에 애처롭게 붙어있다. 식당으로 들어가 주인에게 “중국산 김치 파동 때문에 광고물을 붙이신 건가요?”라고 말을 붙였다.

광고물에 대해 주인 신 모씨는 “그래도 붙여놓으니 한결 낫다”며 입을 열었다. 신 모씨에 따르면 ‘중국산 김치 파동’ 보도 이후 타격이 상당했다고 한다. 대부분의 손님들이 김치에 손도 대지 않아 김치가 매일 남았으며 메뉴 중 김치찌개는 아예 시키는 손님이 없을 정도였다.

그래서 신씨가 짜낸 묘안이 바로 이 광고물이다. 비록 종이 한 장에 매직으로 직접 쓴 조악한 것이었으나 효과는 상당했다. “정말 직접 담그나요? 중국산 배추 아니라 국산 배추 쓰시는 거죠?” 광고물 한 장 때문에 손님들은 다시 김치를 먹기 시작했다.

그러나 몇몇 손님들은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고 신 씨는 말했다. “중국산 김치인지 아닌지 뭔 수로 알겠나?”라며 의심하는 손님들에게 직접 주방을 보여줄 수도 없는 일. “식당 운영하는 사람 입장으로서는 억울하고 화나죠. 김치하면 한식집인데... 그리고 어제 중국산 김치 괜찮다고 발표나도 안 믿는 손님들은 여전히 안 믿어요” 중국산 김치 파동으로 적잖은 피해를 입은 신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 중국산 김치가 안전하다고? “그럼 식약청장이 1년 정도 먹어봐라”

▲ 지난 달 중국산 김치 파동에 대해 식약청은 10일 안전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국민들의 의심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식당의 위생을 담당하는 것은 구청 위생과다. 구청 위생과는 중국산 김치 파동 이후 무엇을 했을까? 전화를 걸어 확인한 결과 구청 위생과 담당 직원 모씨는 “식품의약품 안정청(이하 식약청) 발표가 나오기만 기다리고 있었다”고 답했다. 그는 “중국산 김치의 경우 식약청의 허가를 받아 들어온 것이기 때문에 불법이 아니다. 보도가 나도 우리가 바로 행동을 취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식당 주인을 대상으로 매년 한 번씩 교육을 하는데 이번에 중국산 김치 등에 대해서도 교육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수시로 교육을 하면 되지 않느냐, 음식점을 찾아 원산지 표기같은 거 하라고 지시하면 손님들이 더 안심하고 먹지 않았겠느냐고 묻자 “인력이 부족하다. 세 명이서 어떻게 수백개가 넘는 음식점을 돌아다니며 일일이 그런 일을 하느냐?”며 변명아닌 변명을 꺼냈다. 현재로선 무리다. 위생과 직원의 대답이다.

중국산 김치 파동이 터진 것은 지난 달 25일이다. 한나라당 고경화 의원이 ‘중국산 김치에서 국산 김치보다 최고 5배 많은 납이 검출됐다’고 문제를 제기하자 식약청은 자체 조사를 실시, 2주가 지나서야 이번 달 10일 “중국산 김치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식약청의 발표 이후 김치에 대한 의심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10일 식약청 발표 하루 뒤인 11일 보건위 국정감사에서 식약청은 “자체 검사와 국제표준화기구(ISO)인증을 받은 충남대 화학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도핑센터를 통해 철저하게 검증했다”고 했으나 이에 대해 고 의원측은 “식약청 조사는 국내 김치 수입업체 236개사 중 상위 30개사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식약청이 이렇게 무작정 발표를 하고 국감에서 이에 대한 재반박이 나오자 국민들은 “누구 말을 믿어야 하냐?”며 난감해하고 있다. 어느 쪽이 맞는지 진실이 밝혀지기 전까지 시민들은 또다시 몸을 사려야한다.

이런 상황이니 식당 입장에서는 불만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잘 되던 식당도 음식관련 보도가 나오면 매상이 뚝 떨어지는 것은 기본이거니와 이번 식약청 발표는 도무지 신뢰가 가질 않는다. 식약청보다 식당 주인이 내건 광고물 한 장이 더 믿음이 가니 이 일을 어찌해야 할까?

“손님들이 알아서 먹어야지 뭐 어쩌라는 거야”

중국산 김치 파동 직후 술자리에서 누군가가 꺼낸 이야기다. 듣고보니 그렇다. 제대로 된 음식인지 아닌지 뭔 수로 알아내겠나?

“중국산 김치가 괜찮다면 식약청장이 1년 정도 중국산 김치 먹는 거 보여주면 된다”

이번 식약청 발표에 대해 한 누리꾼이 단 댓글이다. 식약청이 아무리 “괜찮다”고 말해도, 또 그게 사실이라고 해도 음식은 한 번 의심을 하면 아무래도 꺼림칙해 손을 대기 어렵다.

확실히 밝혀도 불신이 계속된다면 어쩌겠는가? 똥인지 된장인지, 서민들은 ‘알아서’ 먹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2005-10-14 09:4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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