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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철
  하루살이와 메뚜기 그리고 개구리.
  

하루살이와 메뚜기 그리고 개구리.

어느 여름날입니다.

하루살이와 메뚜기가 하루 종일 논에서 재미 있게 놀았습니다.
해가 서산으로 기울자
메뚜기는 하루살이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얘, 이젠 저녁이 다 되었어,
오늘은 그만 놀고 내일 또 놀자,"

이 말을 들은 하루살이는
메뚜기의 말이 무슨 뜻인지를 몰라서 되물었습니다.
"메뚝아, 내일이 뭐니? 어떻게 내일 또 놀자고 하니?"

메뚜기는 잠시 후면 하늘에 별들이 반짝이고
모든 동물이 다 잠을 자게 되는데
잠을 자는 이 밤이 지나면 내일이 온다고
친절하게 하루살이에게 일러주었습니다.

그러나 하루살이는
내일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메뚜기를 보고
날이 더워서 정신이 나갔나보다고 놀렸습니다.

그 후 ,메뚜기는
그때의 하루살이를 만나지 못했습니다.

결국 하루살이를 만나는 것을 포기하고
논에서 만난 개구리와 친구가 되어서
그해 여름을 즐겁게 지냈습니다.

이윽고 가을이 오고 날씨가 차가워지자
개구리가 메뚜기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메뚝아, 우리 내년에 다시 만나서 놀자!"

메뚜기는 머리를 갸웃거리며
내년이 뭐냐고 개구리에게 물었습니다.
이상하게 생각한 개구리는
메뚜기에게 설영을 해 주었습니다.

흰눈이 천지를 뒤덮고 얼음이 얼고
몹씨 추워서 모든 개구리가 땅 속에 들어가서
오래오래 겨울잠을 자고 나면
다시 따뜻한 봄이 오는데
그때가 내년이라고 일러주었습니다.

그러자 메뚜기는
개구리의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개구리를 보고 날이 추워지니까
정신이 나간 모양이라고 놀려댔습니다.

하루살이나 메뚜기는
내일 혹은 내년을 경험하지 못한 생명체들입니다.
그래서 내일이나 내년을 쉽게 믿으려하지를 않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믿지 않는다고 해서
내일이나 내년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이 믿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내일이나 내년은 엄연히 존재하는 것입니다.
2003-10-07 12:3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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