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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에 빠지면 아름다워 진다
  

런던대학의 세미르 제키 박사는 사랑에 빠진 청춘남녀들의 뇌를 촬영한 결과, 이들의 뇌 특정부위 네 곳에 혈액의 흐름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이 때문에 황홀감에 가슴이 두근거리는 이른바 ‘사랑병’이 생겨 난다고 밝혔다. 사랑은 마술처럼 냉정한 사람도 부드럽게 만든다.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충족되면 사람은 매사에 긍정적이고 여유로운 상태가 되어 타인에게 너그러워진다. 현재의 유쾌한 감정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에 일부러 기분 좋은 일을 찾게 되는데 이것을 ‘기분유지효과’라고 한다. 실제로 심리학자들은 공중전화 부스에서의 공짜통화 등 사소하지만 좋은 일을 경험한 뒤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봉사활동을 더 많이 한다는 사실을 밝혀 냈다. 또한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자부심과 자신감이 높아질 뿐 아니라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일도 새롭게 보게 되며 온 세상이 마치 자신을 축복하는 것처럼 느낀다. 외모의 변화 또한 중요한 사랑병 초기 증상이다. 이는 짝을 유혹하고 짝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려는 동물적인 감각과 일치한다. 사랑으로 인한 황홀한 감정은 뇌에 있는 시상하부의 특정 부위를 활성화시켜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라는 성호르몬을 분비시키는데, 에스트로겐은 피부를 윤택하게 하고 혈액순환이 원활하도록 도와 여성의 외모를 아름답게 보이게 한다. 한편 사랑하는 사람과의 신체 접촉은 질병에 대한 면역기능을 갖고 있는 T임파구를 증가시키고,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게 한다. 몸속의 호르몬들이 포만 중추를 자극하여 먹지 않아도 배부른 느낌을 갖게 하므로 평소보다 적은 양을 먹게 되어 살이 빠지는 효과도 있다. ‘사랑에 빠지면 눈에 꽁깍지가 쓰인다’는 말 역시 빈말이 아니다. 뇌에서 분비되는 또 다른 화학물질인 도파민과 아드레날린, 옥시토신 등이 기분을 좋게 하고 흥분을 고조시켜 주의를 기울일 수 있는 범위가 급격히 제한된다. 따라서 사랑하는 상대 외에는 마음이 끌리지 않으며 상대의 결점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게다가 미래보다는 현재에 몰두하게 되어 예측능력이 감소될 뿐 아니라 신체 접촉으로 성적 흥분이 생길 경우 본능적 욕구를 억제하려는 능력이 저하되어 낯뜨거운 행동도 서슴지 않게 되는 것이다. 셰익스피어는 “사랑을 말하려거든 나지막한 음성으로 말하라”고 했지만 이처럼 사랑의 비밀을 알게 된 이상, 나직한 음성과는 거리가 멀게 자기 세상인 듯 즐거워하는 연인들의 유치함을 한번쯤 눈감아 주는 것도 좋을 것이다.
2002-06-22 01: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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