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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늙은 너구리..
  

어느 농가에 두 아들이 있었다. 어느 날 아들들이 밭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아버지가 나타나서, "이 게으름뱅이들아!" 하고 야단을 치면서 마구 때렸다. 자식들은 아버지가 왜 그렇게 야단을 치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었다. 그대로 일을 계속하다가 점심때가 돼서 집으로 돌아가 어머니에게 불만을 털어놓고 하소연을 하였다. 어머니는 그 얘기를 듣고, 남편에게 따졌다. "여보! 왜 애들에게 괜히 야단을 쳤어요? 그게 무슨 짓이에요?" 그러자 아버지는 황당하다는 듯이 대꾸했다. "뭐라고? 내가 밭에 가서 애들을 때렸다고? 무슨 소리야. 나는 쭉 집에 있었지 않아?" "참 그러고 보니, 당신은 줄곧 광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물론이지, 나는 밭에 나간 일이 없는걸. 내가 일하고 있는 기특한 애들을 왜 때려? 그럴 이치가 없지 않은가 말이야. .........어쩌면 애들을 때린 것은, 뭔가 괴물 같은 놈이 한 짓이 아닐까?" 아버지는 그렇게 말하고 잠시 생각을 하더니, 이윽고 자식들을 불러 명령을 내렸다. "그게 틀림없다. 너희들 다시 밭에 나갔을 때 그놈이 나타나면 때려죽여버려라." 아들들은 그래서 또 밭에 나가 보았으나 주위는 조용하고 아무런 이상한 그림자도 비치지 않았다. 둘이는 앉아서 한참 더 기다렸으나 아무리 기다리고 있어도 요괴는 나타나지 않았다. "배가 고픈데, 이제 그만 집으로 갈까?" 두 아들이 요괴를 기다리다 지쳐 옷에 묻은 흙을 털면서 일어 났을 때였다. 뒤에서, " 요괴는 나타나지 않았냐?" 하는 아버지의 소리가 들렸다. 자식들은 돌아보자마자, "드디어 나타났구나! 이놈의 요괴야!". 하고 덤벼들어 둘이서 괭이를 휘둘러 때려 죽여서 밭 귀퉁이에 묻어버렸다. 한편 어머니는 밭에 나간 아들들이 아무리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으므로 남편 에게 부탁해싿. "여보, 애들이 어떻게들 하고 있는지 좀 나가 봐요." "그럴까? 그럼 좀 나가보지." 하고 나갔는데 그리고 나서도 한참 지났는데 그 남편도 돌아오지 않았다. 어머니는 걱정이 돼서 밖에 나가 보니 저쪽에서 남편이 돌아오는데 싱글싱글 웃으며 말하는 것이었다. "가만히 보고 있으니까, 애들이 요괴를 잘 때려 죽였어, 이젠 걱정이 없어." 잠시 후에 애들도 돌아와서 한 가족 네 식구는 '이젠 걱정거리가 없다' 하면서 맛있게 점심식사를 들었다. 그리고 나서 한 5년 동안 집안에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며 가정은 화목했다. 5년이 지났을때, 길을 가던 도사가 그 집앞에 멈춰 서더니 말했다. "이 집에는 요사스런 기운이 서려 있는데......." 큰아들이 나가서 까닭을 물으니, 도사는 대답했다. "당신이 지금 아버지라고 부르고 있는 자는 인간이 아니라고 하던데요." 그러자 부친은 버럭 화를 내고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소리쳤다. "뭐! 그런 못된 도사놈이 있나!? 가서 당장 때려 죽여라!" 그때 벌써 도사는 집안으로 들어와서, "이놈!" 하고 한마디 소리치니, 그 순간에 부친의 모습은 한마리의 늙은 너구리로 변하여 마루 밑으로 도망쳐 들어갔다. 아들들은 그 것을 잡아내서 그 자리에서 때려 죽였다. 그일로 어머니는 너무 놀라 정신이 이상해졌다. 미쳐버린 것이다. 아들들은 다시 부친의 유해를 밭구석에서 파내어 장사를 지내고 3년상도 치루었다. 그러나 아무리 모르고 한 일일지라도 자신의 손으로 아버지를 죽였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큰아들은 목을매 죽고, 작은 아들도 고민을 하던끝에 병이 나서 죽고 말았다...
2002-08-09 09:3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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