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YO 생활속 추억들 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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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친구들 만난다고 서울에 나간 남푠,
전화를 해보니 아직 자리가 한창인 모양이다..
- 여보쇼...술먹는 건 좋은데 난티 택시비 달랄 생각 마로~
- 당근이쥐~
- 늦으면 아예 집에 오지 마..
- 그럼 난 어디서 자라구..
- 어디서 자는지는 내 알바 아니라구..해튼 택시타고 집에 오지 맛!
- 예썰~ 마눌..


이사 온 지 일주일쯤 되었을까..
밤 11가 다 된 평일에 강남에 있는 친구를 만난다고 나가더니
새벽 3시 30분쯤 전화벨이 울렸다
- 어이..택시비 3만원만 갖고 나와~
술에 쩔은 목소리였다..

(미쳤냐?)
최대한 감정을 자제하고 간단하게 대답했다
- 없어!

아침에 일어나보니 남편은 마루에서 얌전히 자고 있었고
난 어케 그 위기를 모면했는지 굳이 알려고 들지 않았다
실은 어케 모면했는지 말할까봐 무서웠다..ㅡ.ㅡ

뻘건 눈으로 출근한다고 나서는 남푠에게
- 난티 택시비 달랄 생각하지도 맛!..하고 다짐을 두었을 뿐..
남푠은 흔쾌한 목소리로 시원시원하게 예썰~ 마눌! 하고
대답을 하고 집을 나섰고 난 한시라도 빨리 그 불안함에서 벗어나고 싶어
택시비 사건을 얼른 잊고 말았다

그날 저녁 7시경 태연이와 평화롭게 저녁을 먹고 있는데
벨이 울렸다
비디오폰엔 왠 낯선 아저씨의 얼굴이 비춰지고 잇었다
- 눅떼효?
- 여기가 김찬형씨 댁인가요?
- 옙..그런데요~
- 잠깐 나와보시져...
- 눅신데효?
- 아..서울에서 온 택시기삽니다..

가슴이 콩닥거리고 얼굴이 화끈거렸다
오늘 연락을 주기로 햇던 남편이 연락도 안 되길래
어제 왔던 기억을 되짚어 우리 동을 뒤지고 있었더란다

일단 너무 미안해서 최대한 죄인스런(?) 표정으로
죄송해요..죄송해요..얼마나 속상하셨겠어요..
하고 빌었다

생각보다 아저씨가 선량해 보였다
너무 약이 올라서 찾아오긴 했는데 찾을 수 있는지는 자신도 의문이었다는..
- 근데 택시비가 얼마져?
- 강남에서 3만원 주고 오기로 했어요..
- 저 근데요..제가 지금 5만원밖에 없는데 이거 갖고 이번 주말까지 살아야 하거덩요..
(비굴비굴..^^;;)
- 아~ 미치겠네..그럼 미터요금 2만3천원이라도 주세요..
- 아..예~ 감사합니다..얼른 드리져~ ^^;

며칠 후 새벽 다시 전화가 왔다..
- 여기 어디어디 술집인데요..김찬형씨가 술값이 모자란다는데요~
- 아항..그러세요? 경찰서에 신고하세용~

세상은 나를 점점 악처로 만드는데
남푠은 지금쯤 택시비 걱정이나 하고 있을까..
물론 처음엔 했겠지..
그러나..지금은 간이 몸 밖으로 나와있을지도..ㅡ.ㅡ

불안한 밤이다..^^;;
2003-01-03 22:3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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