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YO 생활속 추억들 코너

  퍼온글
  유치하기 그지없는 남자
  


지난 일요일 낮
마트 들려 장을 보고 바겟트 빵이 먹고 싶다는 딸래미의 애교에
부모는 어쩔 수 없이 넘어가야 했다. ^^*
점심을 차리려는데 세 사람이 머리 맞대고 쩝쩝거리더니 대장 하는 말~
" 이걸로 점심 때우면 되겠네~~ "했다.
" 그러던지~ " 태연스럽게 맞장구 치며 두어 조각 주워 먹었고
천천히 점심을 차리며
" 밥 먹자~ " 숟가락이라도 놓아 달라는 속뜻을 비치며 불렀다.
" 밥 안 먹을래? " 모두 텔레비전에 몰두하여 기척을 하지 않았다.
서서히 약이 오르기 시작했다.
배가 안고픈 게로 구만~ 생각하며 저녁때 먹을 삼계탕 거리를 다듬었고
아이들이 마지못해 식탁으로 다가왔다.
" 곰00~ 밥 먹~자~ " 내가 남편 약올릴 때 부르는 식으로 이름을 부르며 재촉했다.
그래도 감감 무소식 이였다.
" 00야~ 밥 먹~자~ " 에라~ 하는 맘으로 한번 더 불러보았지만 침대 위에
벌러덩 누운 채 이불을 가져가는 모습이 보였다.
너무 약이 올라 어슬렁 다가가 이불을 확~ 걷었다.
" 밥 먹지 말라며어~ " 하는 큰소리가 나왔다.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멍하니 서 있다가 나오며
" 그래~ 먹지마~ "
이건 너무 유치하고 쫀쫀한 남자의 행패였다.
왜 나이 먹어가며 애가 되어 가는 건가...
" 도대체 뭐야~ 당신이 애야 ~ "
큰소리는 몇 마디 더 나갔고 대꾸도 하지 않는 것에 더욱 약이 올라 목이 메이기까지 했다.
그대로 둔 채 아들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갔다.
화를 삭히다 잠이 들어 한참만에 깨어나 들으니 유난했다.
몇 달 째 갈아 달래도 꿈쩍 않던 이곳저곳 형광등 갈기~
아들 공부시킨다고 이래라 저래라 시끌벅적~
저렇게 미안해 할거면서...
살짜기 나와 텔레비전 보는 척~ 화장실 가는 척~
그러다 부엌으로 갔다.
낮에 끓여놓은 누룽지가 몽땅 불어터져 있는 걸 보니 다시 속이 상했다.
두고보자 싶어 밥 먹기 전에 누룽지 다 먹어치우라고 호통을 쳤다.
누구도 소리 없이 먹는 모습이 조금은 미안해서 허겁지겁 숟가락 가득 거들었고
맛이 반으로 감해져버린 삼계탕을 먹으며 다들 시큰둥했다.
오기로 안방과 아들 방에 따로국밥으로 밤을 지새고 새벽녘에 대장은
" 왜 아들 쫓아내고 여기서 자? " 하며 달래려 했지만 자는 척 버티며 아침을 맞았다.
오후엔 아쉬운 내가 데리러 오라고 전화하여 언제 그랬냐가 되었다.
2003-01-28 23:5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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