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YO 생활속 추억들 코너

  련
  감자때문에
  

울산 언양 반송이라는 곳에 작은 고모님이 살고 계셨다. 지금은 아니지만 우리가 어렸을때에는 하루에 울산 ㅡ 언양간을 완행버스가 두차례만 다녔다. 고모가 조카들이 보고 싶다며 여러차례 아버지와 엄마를 설득하여 나를 고모네에 다녀오게 하였다. 고모님이 너무 반가워 하시면서 이것 저것을 다챙겨 주시고 시골에 감자라도 삶아 주시려고 밭에 가서 감자가 자라는 것도 볼겸 캐어 오라고 하셨다. 내 생각에는 호미로 밭만 뒤지면 감자가 쑥쑥 올라오는 줄만 알았다. 밭에갔다. 감자 나무줄기에 호미를 대면서 당겼다. 벌레와 감자가 같이 나오는 것이었다.놀랬다. 얼마나 놀랐는지 감자고 고모고 다 싫었고 징그럽고 놀라 기겁을 하면서 호미고 소쿠리도 다 던져버리고 길쪽에 내려오니 울산행 버스가 오고 있었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차에 올랐다. 나는 집으로 와 버렸다. 그때는 전화도 귀할때라 고모께 연락할 방법이 없었다. 고모는 밭에 간 조카가 감자만 캐어 오면 맛있게 삶아 주려고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않으니 밭으로 나가 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조카를 잃어버렸다고 놀라서 하루에 두차례 다니는 차는 기다릴수 없어서 걸어서 60여리의 길을 달리고 걸으며 우리집에 오셨다. 숨이 넘어갈듯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 문을 열어보니 고모였다. 나를 보는 순간 마당에 퍽 주져앉아서 큰소리로 우셨다. 반갑기도 하시지만 먼길을 달려오신것도 억울 하셨던것 같았다. 고모에게 참 미안했다 감자만 보면 고모님이 생각이 나고 인정이 참으로 많았던 작은 고모님께 정말 정말 죄송한 마음을 전하고 싶지만. 지금은 보고 싶어도 볼수 없는 곳에 계셔서... 그 따뜻했던 사랑은 이 조카가 평생 간직하면서 사랑해요. 고모님...
2002-06-21 17:2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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